비염이란 단어는 들을수록 피곤하다. 치료도 어렵고, 일상생활에 계속 영향을 주는 만성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10년 가까이 비염으로 고생해왔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프레이를 써도 그때뿐이었고,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서 제안한 ‘비염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도 있었고, 한 번의 선택이 모든 증상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한 채 수술을 결정했다. 이번 글에서는 비염 수술 전후의 실제 변화,수술이 도움이 되는 경우와 아닌 경우, 그리고 회복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경험을 모두 솔직하게 공유해본다.
1. 비염 수술, 정확히 어떤 걸 하는 건가?
비염 수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건 ‘하비갑개 수술’이다. 코 안의 점막 조직이 지나치게 부어 있어 공기 통로를 막는 경우, 이 조직을 일부 잘라내거나 축소하는 방식이다. 필자의 경우 ‘하비갑개 축소술’과 함께 비중격만곡증까지 함께 수술받았다. 의사는 수술을 통해 코 통로를 넓히고,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였고, 전신마취를 했기 때문에 중간 과정은 기억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이 수술이 단순히 알레르기를 치료해 주는 게 아니라, 코 안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주는 물리적 조치라는 점이다.
2. 수술 직후, 예상보다 훨씬 불편했던 회복기
수술 당일은 마취에서 깬 직후부터 코로 숨을 쉴 수 없었다. 코 안에 거즈를 꽉 채워 넣기 때문에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했고 그 자체로 매우 불편했다. 입이 마르고, 잠을 잘 때 코막힘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 거즈 제거는 수술 2~3일 뒤에 했는데, 그때의 통증은 예상보다 심했다. 이후에도 일주일 정도는 코피가 나거나, 코가 마르고 아픈 증상이 반복됐다. 회복 기간 동안은 외출이 거의 불가능했고, 회사도 휴가를 써야 했다. 병원에서는 최소 2주 정도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라고 권했다. 실제로 수술 후 2주간은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3. 수술 후 한 달, 효과는 어땠을까?
수술 후 한 달쯤 지나니 코 안의 붓기가 많이 빠지면서 호흡이 조금씩 편안해졌다. 아침마다 코막힘이 덜했고, 밤에 숨쉬며 자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다. 이전에는 잔뜩 코를 훌쩍이며 하루를 시작했다면, 지금은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볍다. 그러나 모든 증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봄철이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여전히 재채기와 콧물이 동반되었다. 결국 수술은 구조적 비염에 효과적이지만, 알레르기성 비염 자체를 완전히 없애주지는 않는다. 그 점을 명확히 알고 수술을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
4. 수술로 해결되는 비염, 안 되는 비염의 차이
비염에도 종류가 있다. 코 안 점막이 단순히 부어 있거나 비중격이 휘어 있어서 생기는 구조성 비염은 수술 효과가 크다. 하지만 면역 반응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 자체가 환경적이기 때문에, 수술로 증상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 필자의 경우는 두 가지가 복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수술로 숨쉬기는 좋아졌지만, 재채기와 코 가려움은 여전히 간헐적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수술 전에는 반드시 알레르기 테스트와 CT 촬영 등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수술이 필요한 비염인지, 약물치료가 우선인 비염인지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5. 수술 후 관리와 생활 습관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수술만 받고 그대로 생활하면 재발 가능성도 있다. 특히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거나, 먼지가 많은 장소에 자주 머무르면 다시 점막이 부을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수술 이후에도 실내 습도 유지, 코세척, 공기청정기 사용 같은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매주 한 번씩 내시경 검진을 통해 회복 상태를 확인했고, 약 6주 차에 모든 치료가 마무리됐다. 지금은 약 없이도 어느 정도는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수술을 ‘만능 해결책’으로 기대하기보다, 삶의 질을 일정 수준 올려주는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수술은 비염의 끝이 아니라 관리의 시작일 수 있다 비염 수술은 분명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도, 만능 치료법도 아니다. 수술을 고려 중이라면 내 비염의 원인이 구조적인지, 알레르기성인지 먼저 진단해야 하고, 수술 이후에도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필자의 경험을 정리하자면, 수술은 ‘코 숨쉬기’에는 확실히 도움을 줬고, ‘알레르기 증상’에는 어느 정도 개선이 있었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비염은 수술이 끝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와 환경 조절이 병행돼야 유지될 수 있는 질환이다.
※ 본 콘텐츠는 일반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글이며, 의료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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